온두라스의 작은 쉼터
중남미 방문기 2008-07-14 20:58:48
윤나라의 중남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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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에서 1시간 20분정도를 날아서 도착한 두번째 방문국인 온두라스는 인구 660만의 작은 나라이다. 중미의 크고 작은 나라들 중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1인당 국민소득이 750달러. 인접한 코스타리카의 4,130달러와만비교해봐도 그 격차가 심하다.

가장 가난한 나라...이미 여러곳에서 경험한 '가난'이 주는 아픔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온두라스에는 가난이 주는 그 어떤 아픔보다 더 무서운 독버섯이 사회 전반에 걸쳐 번져가고 있었다.

그 독버섯은 바로 마약과 매춘으로, 마치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 공생하고 있었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애, 어른 할것 없이 거리로 나와 매춘을 하는 여자들, 그런 여자들에게 마약을 주는 남자들, 어느덧 마약에 중독되어 마약을 사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와 몸을 파는 여자들과 강도질을 하는 남자들...

마약이 주수입원인 마피아들이 한낮의 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총질을 일삼으며 활개를 치고 다니고, 그들에게 위협적이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뒤를 봐주는 동반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심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는 위험한 곳..

여러 복잡한 감정으로 인해 계속해서 편치 않던 내 마음을 녹여준 사람들을 만난 건 온두라스에서 제일 먼저 방문한 작은 재활센터에서였다. 온두라스에서 10년째 선교생활을 하고 있는 미혼의 권혜영선교사님의 안내로 한 아담한 센터 건물에 도착했는데, 이곳에서 환한 얼굴로 우리를 환영하는 작은 체구의 엘리사벳과 붉은 얼굴의 드와이트 부부를 만날 수 있었다.

엘리사벳 부부는 네명의 자녀들과 함께 '마약', '매춘'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모아 우리나라의 쉼터같은 역할을 해주는 작은 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는 마약과 매춘에서 벗어나 '재활'을 꿈꾸는 13세~36세의 젊은이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13살에서 20살까지 7년동안 마약에 빠져있던 23살의 레스터와 10년 동안 거리 생활을 하며 마약에 빠져있던 24살의 오스칼, 12살때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18살때부터 거리생활을 하다 2살난 딸과 3개월된 아들을 낳은 21살의 파니.

이들이 엘리사벳 부부를 만난 후 레스터는 이미 대학생이 되어있었고,오스칼은 8개월전부터 본격적인 신학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파니는 항상 자기를 쓰레기 취급하던 가족들에게서 벗어나 안정된 상태에서 아이들을 기르며 자신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를 깨달아가며 재활 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한 소녀가 있었다.열심히 뜨게질을 하고 있던 까만 얼굴이 귀여운 '로우드데쓰'였다.다른 나라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마냥 낯설어 계속 수줍은 미소만 보이던 소녀.엄마가 마약중독으로 20년 감옥형을 선고 받았고, 아버지는 누군지도 몰라현재는 고아나 다름없으며, 형제자매가 다섯이지만 아버지가 다 다르고,거리 매춘 생활에 발을 들여놓은지가 꽤 오래 되었다는 소녀.

그녀의 나이는 이제 겨우 12살이었다.'측은'이란 말로는 그녀에 대한 내 감정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당혹감을 감추지 못한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니, 엘리사벳과 드와이트 부부가 "이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었다. 로우드데쓰는 엘리사벳부부를 만나는 행운을 얻어 이젠 거리에서 벗어나 이미 많은 부분이 크게 변화되어 가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변화는 그녀 가족들의 삶이었다.조카의 변화된 삶에 용기를 얻은 이모 엘사(19살)도 거리 매춘으로 돈을 벌며 꿈도 희망도 없이 근근이 살아가던 삶을 과감히 집어던지고 엘리사벳 부부와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그 둘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로우드데쓰의 외할머니가 우리를 집으로 초청했다. 두 사람의 변화가 자신들의 집에 어떤 축복이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서 넉넉하지 못한 살림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한 것이다.

센터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모두 함께 로우드데쓰네 집으로 향했다.그 곳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 서로 다른 피부색,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무엇으로 하나가 되는지를 볼 수 있었고,그 중심에 바로 '엘리사벳 부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건축업을 생업으로 하면서 특별한 사명감으로 이 일을 시작한 엘리사벳 부부도 처음엔 기피하고 싶은 두려움도 느꼈지만 점차 그들의 상처난 마음, 버려진 마음을 먼저 보게 되었고, 자신의 집을 완전히 개방하여 '거리의 젊은이'들이 안식할 수 있는 피난처를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 바로 이 곳에서 레스터, 오스칼, 파니, 엘사, 그리고 로우드데쓰가 변화되고 있었다. 온두라스가 변화되고 있었다.

물론 이런 일을 꾸준히 해나가기엔 돈과 시간, 인내 그리고 눈물이 필요했다.그러나 그 한 사람의 눈물이 얼마나 많은 기적을 일으키는가...한 사람의 열정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한 사람의 사랑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 주는가...

나는 그곳에서 지금은 비록 작고 미약하지만 언제인가 들불처럼 크게 번지고 퍼져온두라스를 변화시킬 희망의 작은 불씨를 얻어올 수 있었다. 그 불씨가 내 마음을 조금씩 따뜻하게 해 주었다.

글,사진/ 아침지기 윤나라 실장
'거리의 사람들'의 쉼터. 지구 반대편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앵무새가 먼저 반겨주고 있다.온두라스 젊은이들과의 만남. 13세~36세까지의 젊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벗어나 이곳으로 모여들었다.아직은 낯설어 조금은 굳어져있는 표정들이지만, 점차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웃을 수 있었다.레스터. 13살부터 20살까지 7년동안 마약에 빠져있던 23살의 청년 레스터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이제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있었다.로우드데쓰와 엘사(왼쪽부터). 조카와 이모 사이인 두 사람은 엘리사벳과 드와이트 부부를 만나 제2의 삶을 새롭게 살아가고 있었다.파니와 그녀의 아이들. 12살때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18살때부터 거리생활을 하다 2살난 딸과 3개월된 아들을 낳은 21살의 파니. "이젠 더이상 저를 '쓰레기'라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엘리사벳 부부와 쉼터의 식구들, 그리고 한국에서 찾아간 방문팀이 환하게 웃으며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엘리사벳 가족. 왼쪽부터 둘째아들 호세, 막내아들 다니엘, 드와이트, 엘리사벳,큰딸 엘리, 그리고 큰아들 오스칼. 가족 모두가 어려운 상황속에서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건강하게 잘 자라거라. 고도원 홍보대사가 파니의 아이를 토닥여주고 있다.엘사의 집. 자신의 집으로 손님들을 초대한 엘사의 표정이 무척 환하다.엘사의 집 내부모습. 손님들을 위해 깨끗하게 정리해놓은 것일까. 검소한 세간살이들이 깔끔하게 놓여있었다.온두라스식 또띠야. 귀한 음식을 대접받고 감사함을 표하고 있는 고도원 홍보대사.눈물의 노래. 온두라스의 두 젊은이가 멀리서 오신 손님들에게자신들의 언어로 복음성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무슨 뜻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진심으로 우러나와 부르는 그들의 노래가 가슴으로 스며들어와 촉촉하게 젖어들었다.고도원 홍보대사의 인삿말. "여러분들은 지옥을 천국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꿈을 가지세요. 꿈은 이루어집니다."고도원 홍보대사의 인삿말을 열심히 듣고 있는 엘리사벳과 드와이트, 엘리(왼쪽부터).동네 잔치라도 벌어진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날 저녁을 함께 했다.다 같이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아가야,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자라렴.' 파니의 아기를 안고 있는 기아대책기구 고수미 부장의 눈가에 물기가 어려있다.
  1. 이소아 2011-02-22 14:09:42

    눈물이 저절로 나오네여
    기뻐서 울고 감사해서 울고...
    엘리사벳 가족분들이 천사네여
    힘내세여 홧팅!

  2. 최연화 2013-04-10 10:38:17

    주님의 사랑과 구원하심이 아침편지 사역위에 임하시길 기도합니다.